사담2022. 3. 31. 20:35

 

어느 새 골절로 뼈가 뽀가진지 52일이나 지나버렸습니다. 20일 이후부터는 거의 비슷한 양상으로 환부는 아프지 않지만 그냥 가끔 발이 찌릿찌릿하거나 저린 정도이기만 했는데요. 맨날 목발 짚고 다니느라 오른발을 사용할 일이 뭐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친 발이 부어있다가 가라앉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52일 되는 3/31 오늘, 보조장치와 목발을 떼어내는 날이 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때라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쌤이 이제 안 아프시죠? 하면서 갑자기 발가락을 마사지 하는데... 환부는 안 아픈데 왜 새끼 발가락이 아픈 건지??? 아무튼 큰 문제는 없어보여서 바로 발목 밴드만 받고 장치와 목발을 떼어내게 됐습니다.

 

무려 약 50일 만에 첫 걸음이라 그런지 불안한 마음 반으로 바로 발걸음을 떼어봤는데. 이거 진짜 그냥 발을 딛자마자 발바닥을 바늘 천개가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 올라옵니다. 뜨아악 하면서 걷긴 걸었는데 자세를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틀려먹었습니다. 집에서 조심조심 한 10여 분 잠깐 걷고 앉아서 좀 쉬었더니 지금은 발이 아주 땡땡 부었네요 ㅋㅋㅋㅋ 

 

 

 

 

운동한답시고 가만 있는 강아지까지 들고 걸어봤습니다.

 

일단 이거 10분 이상 걸으면 발 땡땡 엔딩이라 아마 당분간은 걷고 온찜질하고 다시 걷고 이래야 할 것 같네요. 이 지경이어서 언제 제대로 걸을 수 있을런지 한숨이 나오지만 일단은 열심히 다시 걸어보렵니다. 

 

역시 골절은 시간이 다 해결해준다!!!!

골절 환우 분들 파이팅하십쇼ㅠ 죽어라 참고 인내하며 시간을 보냈더니 드디어 제게도 두 발로 땅을 디딜 수 있는 시간이 왔습니다. 이제 매일매일 집 앞 카페까지 걸어보면서 훈련 해야겠어요. 5분 거리가 아마 한 20분 걸릴 것 같지만.

Posted by 까망베르 베베
사담2022. 3. 19. 14:23

수술 이후로는 별다른 일이 없습니다. 깁스를 대신할 독특한 보조장치를 달고 수술 부위만 소독하며 버티는 삶입니다. 사실 수술 직후 첫 드레싱을 했을 때, 살을 짼 부위가 워낙에 따가워서 뭐가 잘못된 게 아닌가 엄청나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기우였음. 맨살을 짼 거니까 아픈 게 당연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살을 째본 일이 그게 처음이라 몰랐는데...

 

 

요런 신기한 보조장치를 달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거 비급여 33만원짜리 외제 장치래요. 정확한 명칭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여하간 굉장히 비쌈. 저는 중족골 5번 기저부 골절로 원래 회복이 잘 되고 빠르게 골유합이 되는 부위라, 수술을 갈긴 다음부터는 통깁스를 계속 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잘 때에는 이 보조장치를 벗고 그냥 맨발에 얼음찜질을 해가며 자기도 했어요. 소독은 3일 간격으로 계속되며 병원에 가서 의사 쌤의 진찰을 곁들여 받기 시작합니다.

 

수술 후 첫 소독 방문을 마친 다음에는 환부 염증 없이 잘 아물고 있으니 아예 집에서 자체 소독을 진행하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집에서 제가 알아서 소독했을 정도로 별 탈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아참 골절 환자 분들 샤워할 때 어떻게들 하시나요? 전 사실 처음 반깁스 했을 때부터... 상처에 물 들어가면 안된대서... 그 뭐시기냐 비닐봉지를 발에 둘둘 두르고 테이프로 묶은 다음 그 상태로 샤워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불편하지만 그렇게라도 안 하면 못 버티겠더라구요. 아무튼 이 보조장치가 참 편한 게 샤워할 때는 그냥 벗으면 되니까. 마찬가지로 맨발에 비닐봉지 둘둘 감고 계속 샤워했습니다. 

 

수술 2주 후에는 살 짼 부위의 실밥 뽑는 걸 시작하는데, 전 사실 마취는 안 무서운데 이 실밥 뽑는 게 무서워요. 가위랑 핀셋으로 살 짼 부분 실을 또각또각 잘라대며 뽑기 시작하는데, 실밥 뜯을 때 상처 부위가 싸하고 따끔따금한 것이 크게 아픈 건 아닌데 기분이 나쁘게 쏘아대거든요.

 

아무튼 이 보조장치 + 목발의 삶은 한달 이상 계속될 예정이었습니다... 발을 다치고 나니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더라구요. 일단 두 손을 다 목발을 짚어야 하기 때문에 물건을 스스로 들지 못하고, 물 같은 건 절대 떠오지 못합니다. 실제로 골절 초기 때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제가 커피 타고 혼자 떠오려다가 목발 짚고 출렁이는 바람에 바닥에 커피를 죄다 쏟은 적이 있어요. 

 

 

 

 

골절러가 혼자 물병을 들어야 할 때... 이렇게 개생쇼를 하게 된답니다.

 

Posted by 까망베르 베베
사담2022. 3. 19. 14:12

첫 병원에서는 중족골 5번 부위가 부러졌고, 저의 건강함과 젊음으로 인해 수술하지 않아도 붙을 것 같다는 진단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부모님이 자주 이용하시는 병원으로 옮겨 바로 재진단, 똑같은 진단을 받았으나 이번엔 수술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운동을 하다 다친 만큼 활동적인 타입으로 보이니 하는 제안이라 하더라구요. 비수술의 경우 꼼짝없이 6주동안 통깁스를 하고 묶여 살아야 하지만 수술을 하게 되면 탈부착이 가능한 보조장치를 하고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첫 병원에서 반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지 고작 하루, 이미 깁스에 넌덜머리가 나버린 저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수술 제안에 콜을 외칩니다. 그렇게 저의 머저리 인생이 시작되었죠......... 살면서 코피 한 번 흘려본 적 없었고, 심하게 아파본 일이 없어 수술이니 뭐니 겪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 수술을 아주 만만하게 생각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수술은 아주 빠르게 5일 뒤로 일정이 잡혔습니다. 2월 8일에 골절하고 바로 2월 16일에 수술을 갈기게 된 것이죠. 들어보니 골절 후 최대 2주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 그냥 빠르게 수술을 갈기기로 했습니다. 부러진 골절 부위에 나사를 삽입해 뼈가 틀어지지 않도록 방지하고 뼈가 바르게 붙을 수 있도록 돕는 수술이었습니다. 

 

 

수술 때문에 전날 12시부터 물도 음식도 한입 대지 못한 채로 강제 금식을 유지합니다. 밥 굶는 거야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물 못 마시는 게 너무 괴로워서 사실 저... 아침 7시에 물 한 모금 마셨습니다. 여러분은 이러지 마세요 물 마시면 마취 중 역류하는 위험도 있다고는 들었는데 저는 그냥 목이 타는 게 너무 괴로워서 한 입 했습니다 아시겠죠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무튼 간에 생전 처음 병원 입원이라 이 링거? 이것도 처음 맞아보고. 아니 이거 너무 불편해서 뒤질 뻔 했어요. 입원을 2박 3일 했는데 내가 뭘 잘못했는지 계속 피가 역류해서 나중엔 링거 뺐다가 다시 꽂기도 하고 아주 별 생쇼를 다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수술 당일, 오후 2시로 수술 일정이 잡혀 아무 걱정 없이 수술실로 들어가 수면 + 하반신 마취 콤보를 맞아 쿨쿨 잠만 자고 일어난 저. 1시간 50분 정도의 수술이 끝날 무렵에야 눈을 뜨고 고대로 병실로 옮겨졌는데. 마취 덕에 당연히 감각은 없었고 팔만 움직이는 터라 멍하니 누워 폰만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분명 마취해서 감각이 없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환부가 후끈후끈하고 뭔가 지끈거리는 느낌이 있는 거예요.

 

그때 직감했죠. ㅈ댔다 이건 마취 풀리면 뒤지는 각이다.

 

호달달 떨며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봅니다. 마취 언제 다 풀리나요? 8시간 정도 후에 풀려요~ 

 

속으로 비명을 질러가며 기도 했습니다. 제발 아프지 마라 진짜로 아프지 마라 난 살면서 아파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내 몸아 믿는다 힘내!

 

그러나, 수술 초보자의 헛된 희망은 바로 무너지고 맙니다. 오후 6시 정도부터 살살 마취가 풀려가기 시작합니다. 점점 느껴지는 수상쩍은 고통. 이건 말로 형용하기 힘든 무언가입니다. 6시부터 아, 뭔가 이상하다, 무통주사가 안 들어오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건 이상하다,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웃기는 개소리입니다 이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더니 오후 10시 반 무렵부터 정점을 찍기 시작합니다.

 

나사를 박은 부위, 뼛속에서부터 수상쩍은 열기가 번집니다. 발 속에 불이 난 것처럼 뜨거워 화끈화끈한 화기와 동시에 무자비할 정도로 끔찍한 욱신거림이 하모니를 일으키며 커져갑니다. 환부만 아픈 게 아니라 오른발 전체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더니 발이 너무 뜨거워서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깁스를 다시 한 환부 위에 쉴 새 없이 얼음 찜찔을 해댔는데도 이 화기는 절대 가라앉지 않습니다.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통증에 아파서 끙끙대다가 새벽 1시부터는 아예 무통주사 버튼을 10분에 한 번씩 눌러댔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옆자리에서 병간호 중이던 엄마가 이 끙끙대는 소리에 한숨도 못 잤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잠 깨우기 싫어서 소리없이 무통주사 버튼만 눌러댔는데 그 소리도 요란했나 봅니다.

 

아파서 잠은 당연히 못 자고, 계속 발버둥 치다 결국 2시 반 정도에 진통제를 한대 맞았습니다. 근데 전혀 아무 소용 없음 ㅅㄱ요. 진통제고 머고 효과도 못 느낀 채 결국 속으로 비명을 질러댔는데 이게 참 신기하게도 새벽 4시 반을 넘어가니까 통증이 살짝 가라앉더라구요. 마취 완전히 깨고 밤 10시 반부터 새벽 4시 반까지니까 총 6시간이 정말 이 고통의 피크였네요. 그 전까지가 10의 고통이었다고 하면 새벽 4시 반부터는 한 4 정도로 고통이 가라앉았습니다. 물론 그래도 아픈 건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튼 혹시라도 저랑 똑같이 중족골 골절에 나사 박는 수술하신 분들. 마취 다 풀리고나서도 6시간 정도 참으면 새벽엔 고통이 좀 가라앉으니까 희망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저의 경험이 이렇고, 제 주변 지인들도 새벽이나 다음날 아침 정도엔 다들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는다고들 하더라구요 힘내요.

 

수술 다음날부터는 그럭저럭 견딜 법한 고통이니까 대충 무통주사 맞아가며 뻐겼습니다. 솔직히 여전히 아프긴 했는데 첫날의 악몽이 워낙에 지독해서 아 이 정도는 껌이지 하고 참게 된 듯.

 

둘쨋날 밤부터는 팔 쪽에 꽂은 링거에서 자꾸 피가 역류하고, 주사 바늘 꽂은 부위가 통으로 부어서 그냥 새벽에 아예 링거를 빼버렸습니다. 덕분에 셋째날 새벽부터는 무통주사 없이 쌩으로 버텼는데 그럭저럭 버틸만 했어요. 

 

 

퇴원 전 첫 드레싱 당시의 모습. 혹사 당한 내 발이 불쌍해 눈물이 핑 돌 지경입니다. 나중에 의사 쌤이 워낙에 뼈가 튼튼한 강골이라 웬만큼 넘어져서는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 같던데 도대체 어떻게 넘어지신 거냐고 묻더라구요. ㅋㅋㅋㅋ 다이노 하다가 넘어졌어요 선생님... 클라이밍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Posted by 까망베르 베베
사담2022. 3. 19. 13:45

사고는 2022.02.08 저녁... 클라이밍을 하며 방심하던 차에 벌어졌습니다.

 

퇴사하고 적당히 운동하면서 살도 빠지고 근육도 붙고 있겠다, 스스로의 몸상태에 만족하며 더욱 정진하려 했는데. 그 탓에 발모가지가 분질러 질 줄은 저도 모르고 저희 할머니도 몰랐죠...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다가 건강 조지는 멍청이가 나였을 줄은

 

다이노를 하다가 떨어진 터라 자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벽에 달린 스톤들에 발을 쾅쾅쾅 찧어가며 그대로 미끄러졌습니다. 하도 요란하게 떨어진 터라 주변 사람들 전부 괜찮아요? 하고 놀라는 와중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서 ㅋㅋㅋㅋ "괜찮아요! 괜찮아요! 발 삔 거 같아요 ㅋㅋㅋ" 하고 손사레 치면서 탈의실로 들어갔는데.

 

한 10분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던 발이 계속 아프더라구요. 좀 심하게 삐었는갑다 하고 그 당시에 찍은 사진인데 전 처음에 뭔 혹이 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니었다. 도저히 운전할 수 있는 발 상태가 아니라서 가족한테 헬프치고 그대로 귀가했는데. 맙소사 1시간 뒤엔 저 사진에서 한 3배 정도로 혹이 부풀더라구요. 발 옆등이 아주 그냥 볼록볼록 튀어나와서 얼음 주머니를 갖다대기만 해도 끼약하고 비명이 나올 정도. 

 

그 날 종일 깽깽이 발로 뛰어다녔는데, 다친 쪽 발을 전혀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콩콩 뛸 때마다 다친 쪽에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에 그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긴 했습니다. 잘 때도 통증이 있었기 때문에 그 날 밤새 잠을 설치다 옆으로 누워 간신히 잔 기억이 있네요.

 

의심쩍은 마음 반, 그러나 괜찮겠지 싶은 근거없는 긍정회로를 돌리며 다음날에 병원을 방문하고... 여지 없이 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고 맙니다.

 

그렇게 지옥 같은 골절 사태가 시작되었습니다.

Posted by 까망베르 베베
사담2020. 6. 30. 19:46

후기

 

 

 

*추상적으로 표현하나 매운 맛의 스포 있음 주의!

 

 

 

 

간단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게임이지만 어떻게든 이해하려는 시도 하에 머릿속으로 뱅뱅 돌던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한다.

 

대전제로, 애비게일은 조엘의 대척점에 선 상징적인 캐릭터다. 조엘이 1편에서 가졌던 특성들을 그대로 가져와 반전시켜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어떠한가? 1편의 조엘은 삶의 별다른 목적도 동기도 없이 그저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나, 엘리라는 소녀를 만나 잃어버린 부성애와 가족애를 꽃 피움으로서 한 번 손에서 놓치고 말았던 가족을 향한 사랑을 되찾는다. 피는 섞이지 않은 남일지언정 조엘이 엘리를 대하는 태도는 말 그대로 딸아이를 향한 부성애 그 자체다.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긴 여행 끝에서 또 다른 삶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 삶이 진정 아름다운 삶인가? 이게 바로 생각해볼 만한 요소가 아니던가. 조엘이 엘리를 살리기 위해 죽였던 수많은 사람들, 그 선택 끝에 사라져버린 세상의 희망을 생각해보면 조엘의 선택은 결코 올바르고 훌륭한 선택이 아니었다. 두 말 하기가 입 아플 정도로, 주관적 관념을 벗어나 객관적, 거시적인 사회적 통념상으로 도저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잘못된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으로 조엘은 삶을 얻는다. 가치를 찾는다.

 

 

그렇다면 엘리는?

그 선택은 엘리의 삶과 생명의 근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의 어디에도 엘리의 의지는 반영되지 못 했다. 제 자신의 온연한 가치를 남에 손에 의해 결정지어지고 만 아이가 그 선택에 어찌 만족할 수 있을지? 때문에 엘리는 2편 내내 고민하며 제 삶의 가치를 찾기 시작하는 거다.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저울질 끝에 본인의 생명과 온 인류의 미래가 결정 됐다. 이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면 엘리가 이리도 고뇌할 이유가 없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기에 엘리는 끝없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는 거다. 내가 선택할 나의 정당한 권리를 앗아갔으므로 엘리가 조엘에게 분노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합당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엘리는 이 분을 참지 못하고 조엘에게 역정을 드러냄으로써 관계를 파탄내기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랜 고민 끝에 조엘의 진심을 이해하기로 결심한다. 다시 그 순간을 반복한다 해도 제 선택이 번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조엘의 말을 듣는 순간 엘리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제게 남은 유일한 가족은 이제 정말 조엘 한 사람 뿐이며, 조엘이 저를 어찌나 중히 여기고 있는지 더 이상 부정할 수가 없었으리라. 빼앗긴 제 가치에 여즉 분노하면서도 결국은 조엘의 진심을 이해해보리라 결심한다. 제 평생의 가치를 앗아간 너무도 이기적인, 그러나 또한 동시에 제게만은 그 누구보다 헌신적인 한 사람을 제대로 마주하기로 선택한 거다.

그리고 그 긴 고뇌와 갈등 끝에 드디어 이해해보려 한 이를 뜻하지 않게 잃는다. 다시 한 번 빼앗기고 마는 거다. 용서하고 이해해보기로 드디어 작정하고 큰 결심 끝에 마주했는데, 전혀 엉뚱한 타인에게 또 다시 스스로 받아들인 다른 가치를 상실하고 만다. 온연한 이해자이자 저의 유일한 가족, 선한 보호자이며 동시에 이기적인 독재자이기도 한 제 삶의 너무나 큰 단 한 사람을 상실한다. 여기서 갈 곳 잃은 분노가 폭발한다. 집착에 가까운 복수는 결국 엘리의 방황이 찾아낸 유일한 가치의 대안이자 목표점으로 변질된다. 엘리가 조엘에게 느끼고 있던 부채감과 가족애와 증오는 갈 곳 잃은 채 서로 뒤섞여 단 하나의 상으로 남는다. 그렇게 엘리는 발산할 곳을 잃은 감정을 모두 갈취자에게로 돌린다.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다른 목표에 눈을 돌림으로써 모든 것을 집중한다. 스토리 내내 엘리가 보이는 순수한 복수심은 도 넘은 집착이 되어 불길처럼 번진다. 어찌 할 바 없이 단 하나에 몰두해 자신을 지우고 상념을 잊기로 선택해 스스로 맹인이 되어 광견처럼 행세한다.

 

제시와의 의견충돌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것처럼, 복수라는 목표에 사로잡혀 일순 토미마저도 외면한다. 득보다 실이 많은 길에 자신을 내던진다.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외엔 스스로 할 수 있는 선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애비라는 인물의 상징성을 생각해야 한다. 애비는 조엘의 상징을 띄게끔 철저하게 조형된 캐릭터다. 조엘이 가진 부성애와 가족애를 그대로 유지하고, 엘리와 유사한 어린 소년을 피보호자로 동참한 채 제 목숨과 생명을 모두 던져 아이를 지키는데 삶을 헌신한다. 오로지 상징성만을 위해 조형된 설정의 몰개연성이 여기서 발생한다. 조엘은 이전 사라를 잃음으로 상실한 딸이라는 존재를 엘리를 통해 되찾는다. 여기서 조엘이 회복한 가치와 가족애는 결과적으로 잃었던 것을 다시 찾는 완벽한 흐름을 탄다.

 

애비 역시 조엘의 손에 의해 아버지를 잃는다. 조엘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잃기는 하나 스토리 내내 애비가 보여주는 모습은 조엘과 같은 타당하고 정당한 회복성을 띄지는 않는다. 아버지라는 보호자와 어린 소년이라는 피보호자는 가족이라는 개념의 울타리 안에는 들지언정 동일성 있는 완연한 대체재로 성립하기는 어렵다. 가족을 향한 애상으로 이해하려 해봐도, 이 낯선 어린 아이에 대한 애비의 과도한 헌신은 다소 의아할 정도다. 단순히 구명에 보은하고자 몸을 던지는 것은 처음 한두 번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애비는 그 위험한 병원에 생사를 뒤로 하고 달려들 이유가 없는 사람이며, 적의 소굴인 세라파이트의 섬에 잠입할 이유는 더더욱이 없는 인물이다. 이는 오로지 애비가 조엘의 상징성을 띄기 위해 조형된 캐릭터이기에 발생하는 특이점이다. 애비 역시 엘리와 동일하게 복수라는 가치에 매몰된 삶을 살아왔다. 복수를 완수한 이로 목표점을 상실해 방황하던 차에 다른 가치가 눈에 들어와 이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해석도 물론 가능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애비의 과도한 희생정신은 너무도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다. 조엘이 엘리를 통해 회복하는 가족애는 어디까지나 잃어버린 것과 너무도 유사한 존재를 되찾았다는 조건의 유사성 하에 성립한다. 이는 특수한 경우로 애비와 래브의 경우는 분명히 다르다. 나는 이걸 단순히 애비가 조엘과 비슷한 조건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보이는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해석했다.

 

여하간 애비가 조엘의 상징성을 띈 인물이라는 전제 하에 모든 것을 다시 바라보도록 하자. 엘리가 마지막 순간에 애비의 목을 조르며 조엘을 떠올린 것. 결과적으로 애비가 조엘을 상징하게끔 조형된 인물이라 그렇다. 엘리는 평생을 가도 조엘과 애비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애비의 목을 조르는 순간 엘리는 조엘과의 마지막 대화를 회상한다. 한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포기하고 미워하기로 한 이에게 스스로 내뱉었던 대답을 생각한다. “용서할 수는 없지만, 이해해보려 노력은 할게요.” 이 대답이 결국 엘리가 조엘에게 남긴 유예다. 지쳐 쓰러져가는 와중에도 다른 것은 안두에 두지도 않고 오로지 래브만을 돌보는 애비의 모습에서 엘리는 무의식적으로 조엘을 연류시키고 말았을 것이다.

 

때문에 엘리는 스스로의 손으로 애비를 죽이지 못하는 거다. ‘조젤을 용서할 수 없으나 이해해보자 결정했기 때문에’. 그의 존재를 수용하고 인정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동일한 상징성을 띈 애비도 결국 마무리 짓지 못하는 거다. 애비의 존재를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만 거다. 복수라는 일념과 상으로 맺힌 감정들은 아직도 이를 대체할 마땅한 가치를 찾지 못했다. 반복되는 자기의심과 죄책감과, 갚을 곳 없는 부채감들은 여전히 엘리의 안에 남아있다. 그러나 엘리는 애비의 존재를 유예함으로써 이제 진정 스스로의 삶의 가치를 찾으러 떠날 수 있게 된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공허함이 아니라,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는 공실을 가진 채로 일어선다. 스스로를 비우게 된다. 디나가 떠나간 농장을 뒤로 한 채 홀로 남아 다시 길을 떠나는 발걸음이 다소 쓸쓸해 보이고 외로워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비워냄은 무엇 하나 할 수 있는 게 없어 무력하게 존재하는 공허함이 아니다. 엘리 스스로 다른 가치를 찾아 이를 담기 위해 남겨둔 여백이다. 때문에 이 여백이 다소 외로워 보이기는 할지언정 결코 슬프거나 암담하지는 않다. 엘리가 노력함에 따라, 다른 중한 가치로 얼마든 다시 채워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이후로 엘리의 모든 곳에는 조엘의 상이 남아있다. 엘리에게서 조엘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와 가치로서 성립한다. 그러나 마침내 파트 2에서 애비를 놓아주고 조엘의 상과 그의 존재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엘리는 마침내 정말 완전한 한 사람으로서 오롯이 서게 된다. 무언가 들어설 공간과 여백을 지닌 채 온전한 존재로서 스스로 발걸음을 한다. 엘리는 분명 또 다른 방황을 할 테지만, 이 방황의 끝에서 찾아내는 삶은 이제 진정 완연한 가치를 가진 스스로의 생이 될 것이다. 따라서 파트 2에서 엘리가 가진 주제는 단순한 복수와 증오뿐만 아니라, 상처 많은 아이의 처연한 성장과 결연한 독립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Posted by 까망베르 베베
사담2019. 10. 29. 16:01

청사자 막 깨서 생생할 때 쓰는 후기(당연하지만 스포 있음)

 

저 욕해도 되죠?

 

 

첫째로 흑수리, 둘째로 금사슴을 클리어 했거든요. 클로드나 에델이나 둘 다 사실 마이 유니트(이하 벨레스) 대하는 태도가 웃어른 공경하는 유교식 상하관계는 결코 아닙니다만. 이 둘은 최소한 벨레스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있습니다. 평등한 라인에 섰다 해서 벨레스를 무시하거나 등한시 하는 게 아니라 배울 게 있는 사람, 가치 있는 사람으로서 귀이 여기고 존중 하거든요.

 

그런데 왕자님은 그게 없어요. 1부 시작부터 2부 끝까지 벨레스를 선생님으로서 존중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한명의 개인으로서 바라보고 인정하지도 않아요. 수 틀리면 바로 면전에 미쳤냐, 꺼져라, 비켜라 같은 말만 툴툴 내뱉으며 결과적으로 제 감정 상할 때마다 폭언을 일삼습니다. 이게 뭐게요? 감정 쓰레기통이지 뭐야. 제 부하도 아니고 선생님을 사람으로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최소한의 자세도 없이 내내 미쳐서 앞뒤 안 가리고 방방 뛰는데 도대체 어떻게 얘를 대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전 받는만큼 돌려주는 거 좋아하니까 얘가 벨레스를 제국의 개 취급한 것처럼 그냥 광견 취급할까봐요.

 

그런 주제에 막상 2부 중반쯤 접어서는 벨레스의 인정과 보호(+로드릭의 사망)를 토대로 스스로의 광기로부터 벗어나 제정신을 찾습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더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원래 정신놓고 달리던 애니까 또라이처럼 굴 때는 그래, 너도 그럴 수 있지. 넌 지금 매우 심각한 정병을 앓고 있으니까 ㅇㅋ ㅇㅈ. 하고 넘어갔다고 쳐요. 제정신을 찾은 다음 하는 행동과 말이 아주 대단합니다. 여전히 머리가 꽃밭에 가있는 것처럼 반쯤 꿈꾸다 온 소리를 가감없이 내뱉는데, 벨레스는 또 옆에서 그래그래 니 말이 다 옳다, 하고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아주 환장할 노릇입니다. 제가 선생님이었으면 대갈빡 뒷통수 한대 후린 다음 “정신 차렸니? 맞아뒤지기 싫으면 눈 똑바로 뜨고 나한테 사과부터 하고 앞으로 니 조상처럼 모시렴.” 했을 것임.

 

물론 디미도 사과는 합니다, 하는데…… 이후의 취급이 변하나요? 여전히 벨레스를 제 선생보다는 걍 옆에서 대가없이 나 도와주는 성녀1 취급을 하던데요. 빡쳐요 벨레스가 왜 보모처럼 옆에서 따뜻한 눈으로 고개 끄덕이고 잇는지 모르겠어. 잿빛 악마 어디갔냐.

 

얘는 그리고 1부, 2부 내내 자기를 약자의 입장에 대입해서 자연스럽게 그들 입장을 대변하는데. 어불성설이잖아요. 왕국의 후계자, 왕자인 데다가, 주변에는 충성스럽다 못해 제가 죽으라고 하면 당장 나가 죽을 수도 있는 충신들이 즐비하고. 자기를 챙겨줄 수 있는 든든한 어른에,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마저 있어. 안팎으로 거의 모든 주변인들에게 존경과 공경을 받는데다가 그들 모두가 디미의 과거 피해를 동정하면서 챙겨주기까지 하는데.

 

얘는 스스로 지 불행에 심취해서 자기 파괴를 반복하는 것뿐이지 정녕 약자의 입장이 아니란 말이죠. 삼반장 중 인적, 상황적 인프라가 가장 충만한 애인데 그런 애가 약자를 어떻게 대변해요 장난해?

 

정말 약자는 멀리 갈 필요도 없어요. 도둑질을 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었을 정도로 가난했던 애쉬, 문장을 볼모로 가축처럼 입양된 후 쓸모가 다하자 버려진 메르세데스, 문장 때문에 자기 의사와 꿈은 채 펼쳐보지도 못하고 가문에 의해 내내 물건처럼 휘둘리는 잉그리트. 옆 반도 보세요. 마을 전체의 투자로 겨우 사관학교에 들어온 후 자기는 큰 빚을 지고있다고, 그들 모두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용병이 되어 돈을 벌어야 한다는 레오니. 힘이 없어 가족의 원수가 눈 앞에 있는데도 이를 책망하거나 탓하지 못한 채 그저 스스로를 삭이다가 마침내는 체념한 라파엘.

 

태생적으로 손에 쥐고 난 것이 너무도 많은데다 모두의 진심 어린 케어를 받는 우리 왕자님은 무슨 짓을 해도 약자가 될 수 없잖아요. 따라서 약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없고, 디미가 주구장창 외치는 ‘인간의 믿음, 우리 모두가 손 잡고 같이 노력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는 이상은 결국 많은 것을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의 현실을 모른 채 속삭이는 기만일 뿐이거든요. 더군다나 얘는 몽상가처럼 자기 꿈을 내뱉는 건 잘하지만 이를 현실로 이룩할 수 있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은 뭣 하나 내놓지를 않아요. 말만 번지르르한 정치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 거죠.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나는 약자, 나는 그들의 편에서 싸우는 사람,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한다. 나는 사회의 수호자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것을 떠올리면 복장이 터지는 거죠. 아.

 

아니 씨 디미 얘기하다가 날 새겠네.

 

 

아무튼… 저는 청사자 말미 쯤의 에델 & 디미 + 벨레스의 삼자 회담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에델은 정말 현실적이고 언제나 일관적이고, 자기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있어. 얘는 항상 모든 루트에서 제가 하는 일의 결과와 그 대가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요. 그 모든 걸 감내하고 있고 또 스스로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있기 때문에 말과 행동에 주저함이 없죠.

 

가치관의 옳고 그름과는 별개로 이렇게 단단하고 이미 자기 완성이 된 사람과 디미 같은 불안정한 몽상가가 서로의 이상을 두고 대담을 한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나리오 쓰다가 혹시 졸았을까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이념의 대립은 물론 생산적이고 즐거운 이야깃거리이지만 한 명의 이상이 말 그대로 몽상에 불과할 따름이면 회담은 커녕 대화마저 성사되질 않죠. 캐릭터 디자인에 구멍이 좀 난 것 같아. 해당 씬에서 디미가 정말 초라해보일 지경이더군요. 저는… 그냥… 말을 삼키겠습니다.

 

마지막 씬에서도 에델과 디미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져서 재밌더군요. 디미는 마침내 에델이 상징하는 과거와 비극을 제 손으로 마무리하고 등진 채 새로운 빛인 현재를 향해 걸어갑니다. 2부 엔딩에 와서야 겨우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를 맞이하게 된 거죠. 그런데 에델은 아니거든요. 이미 1부 시작도 전부터 제 과거를 모두 삼키고 그보다 더 먼 미래를 위해 현재마저 넘기고 달리던 친구거든요. 이게 어찌나 대비되는지. 두 사람 성장의 차이가 정말 확연해서 재밌는 것 같아요. 에델은 역시 에델이야. 미래를 열어가라고 준 단검을 나는 니가 그릴 미래에 있을 자리가 없다, 하고 아주 분명하게 되돌려주는데. 크 진짜 마지막에 짓는 표정 보고 오만 감상이 쏟아지는데 그냥 주섬주섬 주워삼키게 되던.  

 

ㅍㅎ 도 진짜 좋았어요. 신념을 위해, 모든 인간을 위해 그렇게 귀이 여기던 인간성마저 스스로 포기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던지는 에델이라니. 스스로마저 장작으로 삼아 세상을 위해 불을 지피는 이 모습… 정말 다크소울의 장작의 왕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아무튼 2부 하는 내내 다 때려치고 펠릭스 손 잡고 제국으로 귀순하고 싶었어요. 불쌍한 펠릭스 넌 왕국에 있을 애는 아닌 거 같은데 도대체 왜 여기서 나랑 같이 고통 받는 거니? 아무튼 청사자 하는 내내 머리가 꽃밭에서 뒹구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두가 다 같이 손 잡고 잘 살면 된다는 이상에 진심으로 공감하기엔 난 너무 삭아서 안되겠어. 제가 10대였으면 진심으로 청사자반 좋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지금은 아님.  

 

청사자는 정말 까고싶은 부분이 존나게 많은데 일일이 나열하다가 제가 먼저 늙어뒤질 거 같으니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짚고 끝낼게요.

 

메리세우스 요새

 

장난하냐?

 

금사슴이나 교단에서는 아예 지략이라도 써서 어떻게든 수를 써서 겨우겨우 무너뜨리던데. 그네들보다 군세도 딸리는 상황에서 별다른 지략도 없이 이 철의 요새를 어떻게 정면에서 뚫은 건데? 장난해? 너네 혹시 21세기 무기 사용하니? 진짜 스토리 쓰다가 꿈이라도 꿨나? 신의 계시를 받은 건가?

 

투명 벨레스가 문 앞에 서서 울부짖엇다. 성벽이 무너져내렷다. 메리세우스 요새는 공략당하고 말앗다. 이거야 진짜????????????? 어차피 파엠 하면서 진지하게 개연성 찾을 생각은 없긴 한데 이건 좀 에바잖아요. 이거 하나만으로 그냥 끝이야. 청사자 스토리가 애초에 성립이 안돼. ㄹㄹㅇ 아저씨들은 청사자가 가장 기승전결이 완벽한 스토리라고 하던데 구멍 숭숭난 이게 어떻게…? 기승전결 갖춘 완벽한 스토리 찾는 거면 그냥 두 눈 크게 뜨고 금사슴 하는 게 낫습니다.

 

으니싀바 뭐가 이렇게 길지??????????????? 아직도 하고싶은 말이 많이 남았지만 구구절절 쓰다가 건초염 올 거 같으니까 여기까지 할게요.

 

아무튼 클리어하라고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에델 때문에라도 클리어 할 가치가 있었네요. 두 번 할 생각은 없지만 재밌었어요.

Posted by 까망베르 베베